막연하게 채굴이라 하여, 사진과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셨나요?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했던 시절을 다시 생각해 보면, 신규투자자분들 입장에서 채굴에 대한 관심과 의문이 생길 수 있겠다 싶어 오늘은 채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1. 채굴의 개념
사전적 의미로는 땅 속에 있는 광물을 캐내는 것이며, 암호화폐에서는 복잡한 연산 문제를 푸는 대가로 암호화폐를 획득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연산문제를 푸는 대가, 즉 보상으로 코인을 주는 것을 채굴이라고 합니다.
본질적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을 정상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보상수단이라고 보면 쉽습니다. '채굴'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에 국한하면 오히려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블록체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A가 B에게 1만 원을 빌리고, 차용증을 2장 써서 각각 보관하고 있습니다. B가 흑심을 품고 자신이 가진 차용증에 1만 원을 10만 원으로 바꾸고, A가 가지고 있던 차용증에도 임의로 숫자를 바꾸어 놓습니다. 그런 뒤, B가 A에게 10만 원을 갚을 것을 요구합니다. 부당한 거래입니다.
블록체인은 그 차용증을 10명이 나누어 보관합니다. 위처럼 B가 흑심을 갖고 위조하려면 10명의 집에 모두 잠입해서 위조해야 합니다. 위조가 어려워졌습니다. 차용증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들은 보관하고 있는 대가를 기대합니다. 보관에 필요한 비용이나 수고에 대한 대가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대가를 코인으로 지급하는 것이 채굴입니다.
위에 언급한 10명이 수만, 수십만 대의 컴퓨터들이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컴퓨터를 가동하기 위한 네트워크 사용료, 전기료, 냉방비 등에 대한 보상으로 코인이 지불됩니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코인의 가치가 채굴을 위한 시설사용비용보다 적을 경우 해당 코인의 채굴은 성사되지 않습니다. 손해를 보면서 채굴하려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 상에서의 거래는 실시간으로 매우 많이 이뤄집니다. 이 과정이 모두 저장되며 안전한 검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컴퓨터가 상시 가동되어야 하기 때문에, 채굴을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지금이라도 채굴에 뛰어 들어야 하나?
필자는 '아니요'라고 말할 것입니다. 채굴은 말 그대로 컴퓨터 기기를 상시 가동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컴퓨터를 가동해도 되지만, 보다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성능을 높여야 합니다. 아예 채굴만을 위한 컴퓨터, 채굴기 등이 존재합니다. 이를 가동할 수 있는 환경과 비용, 관리능력이 있다면 채굴에 뛰어들 수 있습니다.
채굴은 수많은 관리요소와 비용, 변수가 존재하는 사업입니다. 일단 채굴기 자체가 고가인데, 다수 기기를 구입하기 위해선 막대한 투자비가 발생합니다. 더불어 채굴기를 가동하기 위한 전기와 네트워크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나 전기요금의 경우 누진제인 점을 고려하면 막대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합니다.
채굴기를 가동시킨다 해도, 수많은 기기가 가동하기 때문에 막대한 열이 발생합니다. 발생한 열은 채굴기의 성능을 저하시키고, 고장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고장 시 해당 기기를 수리해야 하는 일도 해야 합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머리가 아파옵니다. 그렇게 가동해서 보상으로 받은 코인의 가격이 좋다면 수고스럽다 하더라도 해볼 만하겠지만, 코인의 가격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렇다 해도 해보시겠습니까?
이러한 어려움이 있음을 누군가 알고 누군가 채굴장을 임대 및 관리운영해주겠다고 제안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투자자는 기기값만 부담하면 되고, 유지관리비용은 채굴량의 일부분을 가져가겠다고 제안합니다. 솔깃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굴기의 실체가 존재하는지, 한 기기당 채굴량은 얼마나 되는지 등의 다양한 기초 정보에 접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채굴장 투어를 시켜준다고 한다는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0대의 채굴기가 있는 채굴장에 가서 '이 기계가 당신 것입니다.'라고 했다 합시다. 알고 보니 그 관리자는 500대에 대한 투자를 받았지만, 100대만 사서 투자자들을 번갈아 보여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라 생각하십니까? 필자의 경험이라고 하면 도움이 되실까요? 불확실한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직접 운영할 생각이 없다면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직접 운영한다 해도 투자대비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타이밍은 지났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사기가 아니더라도 대규모로 채굴하는 기업이 다수 있는 바 투자대비 수익을 얻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 시장을 소위 '레드오션'이라 합니다. 굳이 빨간 바다에 뛰어들어야겠습니까?
차라리, '스테이킹'이라는 운영방식에 대해 알아보고 접근하는 것이 좀 더 안전합니다. '스테이킹'에 대해서는 다음 게시물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